개척일지 2. 기도응답과 조언들

교회개척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교회개척이 쉬운 때는 없었으나, 2023년을 살아가는 지금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강제 사임을 당한 이후, 감사하게도 교단 내에서 여러 목사님들이 다음 사역지를 알아봐주시고 추천해주셨습니다. 지역교회에서도 다른 사역지가 정해질때까지 함께 공동목회하자는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게다가 성도님의 교회개척 제안까지 있게되자 앞으로의 계획을 놓고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이 없어서 일주일간 아내와 함께 금식하면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하나님, 제가 부족하고 어둔해서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깨닫지 못할 때가 있으니, 이번에는 분명하고 선명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뜻을 알게해달라고”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금식기도가 시작된 후 3일째, 집에 소포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누가 보냈는지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고, 받는 사람란에 Pastor Kim이 적혀 있었습니다. 소포를 뜯어서 살펴보니 강대상같은 보면대가 들어있었습니다. 상당히 비싼 보면대였습니다. 누가 이것을 보냈는지 알아보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것을 보내신 분은 이 지역에서 살고계신 은퇴하신 목사님과 사모님이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저희 사정을 들으시고 가정에서 예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것을 보내신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개척하면 좋겠다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개척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지라 감사하면서도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래서 NC 한인지방회 회장님이자 NC 주총회 교회개척 프로그램을 감당하고 있는 목사님과 만나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상의하고 고민을 나누던 중에 목사님께서도 교회개척에 대해서 강하게 말씀해주셨고 그동안 염려했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말씀을 통해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NC 한인지방회의 원로 목사님으로 존경과 사랑을 받는 목사님께서도 교회개척에 대해 지지해주셨고, 지역교회 선배 목사님께서도 이 지역에서 새롭게 교회 개척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며 교회개척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NC에서 목회하고 있는 믿음의 동역자 목사님도 교회개척을 지지해주셨습니다.

결국 금식기도를 마치면서 교회개척에 대한 응답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유명한 설교가나, 능력있는 찬양 사역자도 아니요, 기도의 권능이 있고 치유의 은사가 있는 목사도 아니다보니 자신이 없었지만, 저의 고민끝에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하나님께서 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교회를 만들어가기 원하시는데 누군가는 도구로 쓰임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가시는 일에 도구로 쓰임받을 자를 원하신다는 마음을 주셔서, 그럼 하나님께서 만들어가시는 교회라면, 변변찮은 도구이지만 녹쓸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 달아서 없어질 때까지 하나님 손에 쓰임을 받고 싶었다고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교회개척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을 붙잡고 시작해나가다보니 깨닫고 경험되어지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항상 한 발 앞장서서 나가실 때, 우리는 다가올 미래가 어떠할지 몰라 두렵고 불안하며 살아가지만, 하나님께서 앞장서신 길에 우리가 순종함으로 뒤따라 가게 되면, 광야에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을 내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가 경험되어진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해주심에 감사하고 부족한 목사이지만 함께 개척에 동참해준 성도님들에게도 너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