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시편 127:1)
결혼은 믿음으로 시작하는 ‘동행의 여정’입니다
9월이 시작되며 또 한 커플의 예비부부와 함께 9월 결혼예배학교의 문을 열었습니다.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 부부의 눈빛에는 설렘과 경건한 긴장이 함께 머물러 있었습니다. 단지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믿음의 가정을 세워가고자 하는 진지한 헌신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좋은 결혼생활’을 꿈꾸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가정을 세우고, 부부로서 함께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려는 깊은 갈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혼예배학교의 시작은 단지 정보나 기술을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한 걸음씩 하나님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예배의 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믿음의 결혼 준비는 결국, 결혼이라는 사건을 하나님과의 언약 안에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일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위에 놓여야 할 결혼의 기초
결혼은 사랑으로 시작하지만, 신앙으로 자라야 지속됩니다. 연애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옅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맺어진 부부는 감정이 사라진 자리에 ‘은혜’와 ‘약속’이라는 단단한 줄기를 세워 갑니다. 이 줄기는 쉽게 꺾이지 않고, 오히려 바람이 불 때마다 뿌리를 더 깊이 내리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시편 127편에서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사랑의 감정으로 시작한 결혼이 믿음의 기초 위에 세워지지 않는다면, 그 수고는 결국 지치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 지으시는 가정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고난의 시간에도, 오해의 벽 앞에서도, 하나님의 은혜가 그 가정을 붙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결혼예배학교는 단지 혼인신고를 준비하거나 결혼식의 순서를 익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이 과정은 예비부부가 함께 예배의 중심으로 걸어 나오는 여정입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비추며, 가정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뜻을 깊이 고민하는 시간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과정 안에서 하나님께서 두 사람을 어떻게 만나게 하셨는지, 또 어떤 가정을 세우기 원하시는지를 묵상하게 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삶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놓는 법을 배우는 이 시간이 바로 ‘영적 기초 다지기’의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순종입니다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 중 하나는 ‘사랑의 지속’입니다. 그러나 이 사랑은 감정이나 취향에만 의존해서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날마다 결단해야 하는 선택이며,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인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향해 품는 인내, 용서, 그리고 이해는 단순히 인간적인 선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로서의 책임이며 부르심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 13:34)는 명령은 단순한 감정적 애정이 아니라, 십자가 사랑의 본을 따라 살아가라는 부르심의 선언인 것입니다. 결혼이란 결국 이 사랑에 대한 가장 실제적이고 지속적인 훈련의 장인 것입니다.
지금 함께 걷고 있는 이 예비부부뿐 아니라, 모든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이 이와 같은 믿음 위에 든든히 세워지고, 그 위에 사랑이 자라나는 가정을 아름답게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